사악한 본능 어디에서 오는가 (범죄심리학자 6인이 기록한 이십 년간의 사건 회고록)(학지사/2023)
이수정^공은경^김경옥^남궁혜정^이은주^정혜정
이해할 수 없는 사악한 인간이 가진 본성, 현장의 범죄심리학자 6인의 회고로 사유하다인간이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끝이 없다. 첫 만남에서 MBTI 성격 유형 검사의 결과를 묻는 말은 익숙한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자신의 성격을 단박에 맞추어 재미있다는 심리테스트는 서로 그 결과를 주고받으며 소소한 즐거움이 된다. 더 이전에는 단순히 혈액 속 항원의 조합으로 결정되는 혈액형으로 성향을 분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이해라는 단어가 불가한 인간과 그로 인한 사건 소식이 들려온다. 한 20대 여성은 또래를 유인해 살해했고, 지난 7월엔 서울 한복판에서 대낮에 칼부림이 벌어졌다.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과 행위에 우리 사회는 공포에 질려있다.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한국 사회를 놀라게 만든 것은 비단 처음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동안 범죄도 새로운 형태를 보이고 있기 떄문이다. 2000년대 초, 처음 연쇄 살인 사건이 등장했을 때 동기가 불분명한 연쇄적인 살인은 서구에서나 있을 법한 일로 이해됐다. 한국에서의 범죄는 궁핍한 사람이 재정적 요구를 해소하기 위해 저지른다고 인식한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정남규, 유영철, 강호순 사건은 사이코패스라고 알려진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범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한국에서도 이러한 사이코패스형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나아가 이 사건을 계기로 범죄학, 심리학, 사회학 등으로 수사와 재범 방지 등에 활용하는 범죄심리학의 개입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범죄심리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이십여 년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현장의 범죄심리학자 6인이 모여 회고록을 출간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범죄심리학자이자 BBC 여성 100인에 선정된 이수정 교수를 비롯해 경·검찰에서 범죄분석 및 진술 분석 전문가로 근무했던 김경옥, 공은경 박사, 법원에서 현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혜정, 이은주, 남궁혜정 박사까지 집필에 참여했다. 실제 사건과 현장에서 습득한 전문적인 지식으로 범죄자의 심리적 특성이 사건의 발생에 끼치는 인과적 영향력을 설명한다. 또, 여러 가공된 사례를 활용해 유사 사건을 분석할 때에 필요한 범죄심리학적 지식을 전달하며 이해를 돕는다. 이 도서의 날카로운 범죄심리학적 사유로 모골을 송연하게 만드는 범죄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해소하고, 인간에 대한 더욱 심층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